건축설계를 하는 동키호테 친구 한 놈이 있다.
이 친구가 하는 말...
"설계가 대충대충이면 건축도 대충대충이야"
처음부터 끝까지 대충하다 보면 대충 끝장보는거지...뭐~
이 시블레이션 십팔번이 황성옛터다.
월색만 고요한 황성옛터에서 인생을 음미한다.
가끔씩 이 시블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직 한 길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일에서도 절대 포스가 느껴진다.
의뢰인의 의견이 어떻든 자기주장을 관철시킨다.
때문에 어긋나는 일도 부지기수지만...
그는 그만의 길을 간다.
그래서 동키호테란 별명을 갖는다.
그 별명을 그는 즐긴다.
동키가 지조가 있고 주관이 있어 좋단다.
자기 영역이 분명한 친구다.
그와 함께 파주 임진강을 찾았다.
간장게장을 시켜놓고
소주 한 잔을 따르며
이 시블이 하는 말...
넌 요즘 무슨 재미로 사냐?
재미?
웬 재미?
간재미 찜먹는 맛으로 산다~
아이~ 이 열새야~
난 요즘 생각이 많단 말이야~
세상을 좀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
잉? 먼 황당 토킹어바웃?
세상은 똑똑하게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게 진짠 거 같애~
옴마?
고고한 선비가 웬 봉두난발이셔?
프로스피드 원조가 프로스펙스고
나이스 원조가 나이킨데
나이킨 나이키대로 스펙스는 스펙스대로
자기 포지션이 있는 거 아냐?
프로스펙스 신고
나이키 신발장에 모셔두고
왜 갑자기 프로스피드 찾고
목메게 나이스 불러대는거야?
니가 원조라고 생각했으면
걍 살던대로 살어~
이제사 간판 바꿔달고
신장개업한다고 뭐 대박 날 일 있냐?
지금까진 내 멋에 취해 내 맘대로 살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게 아닌거라는 생각이 들어~
나를 좀 바꿔야겠어~
웃기지?
남극대륙의 커다란 빙산 하나가 무너져
바닷물에 가라앉는 느낌이다.
보여지지 않는 부분...
혼자만의 갈등...
B사감과 러브레터의
B사감이 벌이는 시트콤같은 장면도 뇌리를 스친다.
보여지지 않던 이면(異面)이 절개되는 느낌이다.
그래!!! 사랑이 그렇듯 삶의 방식도 이동하겠지~
지금껏 네가 고집했던 것들 확 풀어버리고
니 안에 꼬깃꼬깃 접혀져 있던 것들 쫙 펴봐~
그것조차 니 인생인데
그걸갖구 누가 품바타령하겠냐?
창밖엔 임진강 강물이 탁류로 흐른다.
강물도 심사가 복잡한 모양이다.
허나~
흐르다보면 맑아지겠지~
뒤섞임의 혼돈이 지난 후 창조가 있을테지.
카오스뒤의 코스모스를 기다려야지.
혼돈이 정리되면 조화와 질서가 생길테니까~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도 흘러가고
흐르고 흐르다 보면
바다로 가겠지
생의 원지(原地)인 그곳 바다에서
새로운 꿈을가진 멋진 생명으로 다시 나겠지~
오늘은 내게있어 마지막 날이고
내일는 내게있어 다시 오는 처음의 날이니
살아있는 시간 시간들...
이쁘게 살면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