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話/♧ 交房

제 5원소

천지인야 2013. 2. 11. 22:01

 

 


 

길가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꽃잎에

가을연가가 묻어난다.

평원위를 스쳐가는 연한바람의 속삭임엔

정겨움이 한껏 담겨지고...

 

가슴에 녹아드는 이 그리움의 정체는

시원(始原)조차 가늠하지 못하는데

흔들리는 프리즘 속 굴절처럼

마음은 정처없는 여정(旅程)의 꿈을 꾼다.

 

세월은 잊은 채

전쟁처럼 시간만 붙들고 사는 인생

뒤돌아 본 자리엔 살며시 가을이 다가와 있고

그 너머로 빈 웃음을 흘리는 주름진 얼굴의 세월이 있다.

 

한때는 그랬다.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다고...

그랬는데...

사람위에 돈이 정좌(正坐)를 틀고 젊잔을 빼고 있다.

 

조직하고 집합해 모여사는 인간들이

계급을 만들고 우열을 따지고

그 뒤엔 명분으로 치장해 치부를 가리지만

결국은 돈이 우선이라고 황금들녘의 메뚜기도 펄쩍뛴다.

 

돈이 생겨나기 이전의 인간들과

돈이 생겨난 이후의 인간들이 껴안고 몸살내는

행복의 지수나 척도가 어떻게 다를지는

짐작의 한계가 가난스러워 묵언하지만...

 

거..뭐...제5원소라는 영화에선가 심장을 꽉 잡아 풀어놨던...

세상을 존재케하는 필요충분 조건이 엑기스로만 꽉꽉 채워져

지고의 자리에서 행복을 선사하는 사랑이란 존재가

돈보다 더 크게 세상을 웃음짓게 한다니 노팬티라도 침대에서 뛰어내려 반길 일이다.

 

인간들이 작위(作爲)하는 인간사에 있어서야

덕지덕지 덧칠되어 본모습이 감춰진 부분들이 많겠지만

의도되지 않은 자연이야 무구의 순수를 잃지않으려니

사랑이 곧 무구순수며 자연이리라.

 

일 관계상 앞으로 제작 될 티비드라마 시놉을 들춰보다

사랑에 관한 소묘가 재미있게 얹어져 있기에

짧은 생각을 몇자 글로 옮겨본다.

가을이기에...

 

이 가을...

지천으로 그리움이 흘러넘쳐

주체할 수 없는 가을병을 앓아야하는 뭇 인생들이

그래도 돈보다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기에 행복할 수 있는거라고...

 

사람위에 돈 있음이 서글픈 세상이지만

돈위에 사랑있음은 살아가는 모두에게

삶살이의 희망이며 행복의 단초(端初)가 될 수 있음에

가을햇살처럼 찰지게 받고 품어 우리들 삶이 영글어 갈 일이다.

 

주인없이 방치된 포도밭 포도송이 하나를 끊어

포도알을 입안에 넣으니 시큼한맛이 몸서릴 치게한다.

애기 주먹만큼 영글어가는 감나무 밑을지나

이른 추수를 마친 논바닥에서 가을 냄새를 맡는다.

 

전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가을을 느낀다.

이유가 어디있든

살아있음에 감지하는 이 작은 감동들..

사랑이..

사랑이 있음에 이 세상이 이리도 아름다운 것임을~~~~~~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