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no Al Amor (사랑의 찬가) / Dyango
단풍이 들고있다. 아파트 가로수 거리에도... 들녘건너 야산 야트막한 중턱에도... 실하지 못한 가슴 속 내 심장까지도 ...
짐처럼 지고가며 살아내야만 하는 숙명이 제 잎을 단풍으로 물들여 떨구어내는 처절한 아픔으로 삭혀지지만 아픔은 형형색색 아름다운 빛깔로 기약없는 별리(別離)를 품는다.
왜 사냐건 ..그냥 웃지요 하는 말이 구차한 설명이나 변명없이 그대로 맘 속에 접수되는 느낌이다. 이것 또한 단풍드는 때문인건진 모르겠지만...
가을겆이가 한창인 비어지는 들판을 본다. 내 삶도 저렇듯 한 부분 한 부분 비어지고 있을텐데 비어진 부분만큼 알곡으로 남는 것이 있을까..하는 의문... 그냥 웃을 수 밖에...
내 소중한 사람들 잘나지도 못한 삶의 이런저런 다분한 이유를 핑계로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서고 있지 못하단 생각에 맘이 저린다. 내 존재의 이유를 지탱해주는 사람들인데...
지난 초복때 양계장 선배한테 퇴계 닭을 20마리 얻어왔다. 초,중,말복을 지나며 7마리가 남았는데 얘들이 요즘 하루 3~4개의 계란을 생산한다.
아침 산책 후 들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해 날계란으로 속을 채우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삶의 작은 즐거움이다.
출근 길 자전거로 들길을 가로질러 추색(秋色)과 추향(秋香)에 흠뻑 젖음 또한 삶의 작은 즐거움이다. 이 작은 것들이 날 존재케하는 이유의 일부가 된다.
음과양, 선과악, 넘침과 모자람이 상존하는 세상 때로는 점으로... 때로는 선으로... 때로는 면으로 삶에 입체각이 형성되는데...
이처럼 작은 조각 조각들이 모자이크되어 인생이 만들어진다. 취하고 버림이 속절없는 노릇이란 생각이다. 결국은 다 나의 몫이니...
엊 그제 오른 강화도 산행에 소나무 고목 밑 꽃다발처럼 피어난 노오란 버섯다발을 보았다. 욕심은 나는데 도대체 이 버섯의 정체를 모르니...
실없는 웃음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지만 그것으로 의미는 충분했을거란 생각... 버섯은 버섯대로 그걸 보는 인간은 인간대로...
이대로 이자리에서 생각없이 가을을 맞고싶다. 그저 느낌이 있는 만큼만 느낌으로 맞는 계절이 되고싶다.
내 삶의 작은 조각들.. 하나하나 모자이크 되어진 모습으로 형체가 이뤄지는 내 모습을 보고싶다. 선명치 않은 모습이야 부끄러운 내 삶을 가리는 위안으로 삼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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