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밭 삼밭 다 지나 놓고
잔디밭에서 보챈다더니
이거 핀트가 완죠니 돌아가는 삼각지아냐?
따르릉~~
오랫만에 걸려온 수화기 속으로
해바라기같은 활짝핀 음성이 들려온다.
지금 뭐해?
나올래?
6시 서교호텔 커피숖이야.
일년하고도 몇개월을 넘겨 만난 그녀는
밀라노 패션거리 카다록에서나 봄직한 옷차림으로
가을 향기를 덮고 있었다.
참치횟집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를 겸한 약간의 반주로
저녁을 마무리하고......
해저문 강변의 밤공기가 애무처럼 살갗에 묻어난다.
흐르는 강물결에 실린 그녀의 독백같은 이야기들은
밤바람에 실려 한마리 강을 건너는 물새가 되어 날고있다.
일본에 갔다왔어.
6개월 있다가 지난주 들어왔지.
전번이 바뀌어서 한참 찾았어~
횡성으로 들어갈거야.
거기서 살기로 했어.
여기저기 손도 봐야되고...
네가 좀 알아서 해줄래?
.............!
교교한 달빛은 침묵뿐인데
바람은 어찌 이리 살을 간지르느뇨~~~~
달빛에 젖은 한강은 유유하고
혀끝을 타고 흐르는 싸한 독주는
세상과의 별리를 유혹한다.
감성조차 마비시키는 원더풀 투나잇~
저놈이 에릭 크랲톤이야?
갑자기 개구리 얼굴이 오버랲된다.
웬 황당시런 시츄에이션?
지난번 술에 절은 개구리가
머리 풀어 늘어뜨리고
저 노랠 열창했는데...푸풋..ㅎ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 택시안에
전신을 흔들어 깨우는 본능의 떨림이
유라시아 판을 깨는 지진보다 더 강하게 진동한다.
달빛이 꿈인지
삶이 꿈인지
술한잔 취객의 귀가 길이 꿈길같구나~~`
월요일 오전...
딩동~~
휴대폰에 울리는 멧세지 하나...
바보야 ~ 왜 그냥갔니?
우이씨~~`
어쩌라구?
나갈까?
ㅎㅎㅎ...
가을 날씨 정말 좋다.
건강하게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