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話/♧ 交房

일탈을 꿈꾸며...

천지인야 2011. 7. 10. 12:24

 

 

지난 토욜 밤 .
열시반이 넘었는데 갑자기 핸폰이... 부르스에 탱고까지...
모야?
이 시간엔 슬맆핑 폰인데 ......

야...!
낼  열시까지 북한산으로 와...아라써?
고기나 구어 먹게.......
다 준비했으니까 몸뚱아리만 가져와~.

아침을 대충 때리고
버스타고 전차타고
북한산엘 도착하니
열시반.......

개울가 천하일경 자리에
벌써 불판 준비하고
삼겹살에,민물장어에,상추 ,케일, 치커리,쌈장, 된장까지...
얼래? 어느새 어항풀어 물고기까지 한사발 모셔다놓구......

전화한 선배말고
평생 처음 본 아이템 둘이 더 있는데...
인사하라니까 하긴 하는데...어찌...
야? 늬들보다 형이다...인사해라........@#%&%#@

한 아이템은 스팀 팍 아웃인지
머리는 반쯤 집에다 벗어 놓구 온 거 같구...
한 아이템은 스킨 아티스트 수강생인지
팔뚝에다 풀옵션으로 무슨 동양화 비스무리한 그림을 그려가지구 있더라구.......

해상도가 나랑 별반 차이가 없는거 같은데...씨푸...말을 놔야되나...말아야 되나...
암튼 어설픈 수인사가 오고 가고...
평상에 앉아 삼겹살에 소주부터 왕래가 시작되니
서서히 분위기가 익어가지 않겠어? 

은근슬쩍 전력이 나오는데
샤인헤드는 잠실 모 호텔의 요리장이라구 하믄서...
오늘 먹는 음식은 주방장두 아니구
요리장이 책임진다구 영광으로 잡쒀봐...하고 쪼개구......

스킨아티스트는 겉으로 봐선 분명
60년대 남파 공작원 분위긴데
말끝마다 형님...형님...하면서.......
불판에 침을 퍽퍽 튀겨가며 이벤트를 펼치더라구......

고기 굽고 소주한잔 샷하고...
누가 듣던지 말던지 거품내가며 무용담을 풀어 제끼는데...
삼겹살 불판에 되지기름은 지글지글 끓고
세월은 태평성대로 흘러가더란 야그야......

그런중에도 착실하게 시시때때로
계속 어항은 걷어다 물고기는 채워넣고...
밀가루 준비하고,튀김가루 꺼내놓고, 물 떠다 놓고...
올리브기름에... 감자까지......

식스 시그마 운동을 어디서 슬쩍했는지
절묘하게 시공간을 활용해가며 틈만 나면
무용담 홍보에 열을 올리는데...
참...특이한 캐릭터를 가진 아이템이더라구......

12시가 넘어서니 일산서 제비한마리 날아오고
이태원 꽃싸롱 마담 언니까지 카키색 머플러를 휘날리며 합류하는데...
갑자기 웬 전화...???
응...! 북한산 입구다. 너두와라...해서 송파 카사노바까지........

부어라...! 마셔라...!
샤인헤드 요리장은 물고기 튀겨내고
특이한 캐릭터 스킨 아티스트는 밀가루 반죽해
수제비떠서 매운탕 끓이는데......

하는 인간 먹는 피플들이
연습도 안했는데 어찌 그리 손발이 척척 맞아들어가냐구...!
씨푸...댄민국 정치판이 요로코롬 잘 돌아가믄
얼마나 좋을것이여.........
*
*
삶이 가져다 주는 건
시공간일 뿐......
행복은 지가 알아 챙기는 거라구 누가 읊었다는데......

궤도를 따라 늘 그 자리를 맴도는 생활인들이
궤도이탈을 꿈꾸는 건 그저 꿈으로 이어지는 것일 뿐......
그리 쉽지않은 시츄에이션인데...

모처럼 산기슭 개울가에 세사(世事)를 벗어놓고
유행가 제목처럼 물, 바람, 햇빛, 공기로
흥건하게 심신을 적시니...
속세의 부귀영화가 무에 그리 부럽겠냐고요.......

궤도차는 정해진 궤도를 따라 돌지만
잠시 정차하는 시간시간에
이렇듯 손 닿는대로 만나 정담도 나누며
우리 일탈아닌 일탈을 가져보믄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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