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話/♧ 交房

수 읽기

천지인야 2012. 4. 8. 23:25

 

 

 

취미삼아 가끔씩 바둑을 둔다.
상대가 상수건, 호수건, 혹은 하수건 간에
수 읽기는 이미 돌을 잡기 전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한참을 두다 보면
상대의 수를 능가해
훨씬 여유로운 대국을 펼칠 때도 있고
반대로 수가 부족해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때도 있다.

여유롭다고 방심하다 역전이 생기기도 하고
계속 끌려 다니다
한수로 통쾌하게
판을 리드해 가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무승부를 전제로 하는것이 아니니만큼
이기기 위한 갖가지 계책을 만들어 내고
그 계책의 근본이 수읽기에 있으니
그 수를 논함에 있어
묘수라는걸 우린 흔히 이야기한다.

어떤분이 말씀하시길
묘수라는건
비상사태에 사용하는 응급처치약 같아서
그 사용횟수가 많아선
절대 좋지 못한 것이니
너무 묘수에 집착하지 않음이 좋다란 말씀을 하셨다.

묘수가 많이 나오는 대국일수록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대국이 힘겨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긴박할때 우황청심환을 먹지만
우황청심환이 묘수라면
그걸 많이 먹어 좋은 인생이 어찌 이루어 지겠는가 하는 말씀이다.

우리 삶에 불필요한 묘수를 찾을때가 많다.
평상적으로 충분히 해결될수 있는 것도
애써 악화시켜 묘수를 고민해야하는 상황도 부지기수다.
이런 모두가 살아가는데 수읽기가 부족한 탓이 아닌가 싶다.
자기의 수읽기가 부족함을 탓하지않고
남의 수만 안주거릴 만드는 경우도 또한 부지기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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