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효과Matthew effect
마13: 12과 25: 29을 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무릇 있는 자는 더욱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있는 것까지도 빼앗기리라
(Whoever who haswill be given more, and he willhave an abundance. Whoeverdoes not have, even what he haswill be taken from him).’
부자는 더욱 부유해지고 빈자는 더욱 가난해진다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이는 가난한 사람에게서 무조건 빼앗아 부자에게 주는 것은 아니다.
마태복음에 의하면 부자는 재산을 불리는 능력이 있으니 가난한 사람의 재산을 빼앗아 부자에게 줘야 전체 재산이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은 처음부터 가난한 것이 아니라 재산을 불리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가난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마태복음에 나온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어느 나라의 국왕이 먼 길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세 하인에게 은덩어리를 하나씩 주면서
“내가 없는 동안 이 돈으로 장사를 하고 내가 돌아오면 다시 나를 만나도록 하라.”고 말했다.
국왕이 돌아오자 세 하인이 국왕에게 찾아갔다.
제일 첫 하인이 입을 열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이 주신 은 한 덩어리로 10덩어리를 벌었습니다.”
그러자 국왕은 첫 번째 하인에게 10개 도시를 상으로 줬다.
이어서 두 번째 하인이 입을 열었다.
“저는 주인님이 주신 은 덩어리 하나로 5덩어리를 벌었습니다.”
국왕은 두 번째 하인에게 5개 도시를 상으로 줬다.
제일 마지막으로 세 번째 하인이 입을 열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이 주신 은 덩어리를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 지금까지 감춰두고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국왕은 세 번째 하인의 은덩어리를 첫 번째 하인에게 주라고 명령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무릇 적은 것이면 그가 가지고 있는 것만이라도 빼앗아야 한다. 많은 것이라면 다다익선이니 그에게 더 줘야 한다.”
이 이야기는 ‘빈익빈 부익부(貧益貧富益富)’ 혹은 “이긴 자가 모조리 먹는다 (Winner takes all).”는 승자독식 현상을 가리키는데,
이를 다른 말로 ‘마태 효과(MatthewEffect)’ 라 부른다.
마태 효과라는 말은 미국의 유명한 사회학자인 로버트머튼(Robert K. Merton) 이 1960년대 말에 그의 저서《과학사회학》 에서 처음 언급했다.
명성이 드높은 과학자들이 특정의 과학적 기여를 할 경우 인정을 많이 받으나, 무명의 과학자들은 그러한 인정이 보류되거나 아예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벨상을 받은 지도 교수와 무명의 대학원생이 공동 저술한 논문이 조명을 받게 되면, 세간의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노벨상 수상자에게만 집중된다.
머튼의 지적은 후일 시카고 대학의 통계학 교수인 스티븐 스티글러(Stephen Stigler)에 의해 ‘스티글러의 명자유래법칙(Stigler’s law of eponymy, 名字由來法則)’이라는 이름으로 정립되었다.
이는 크고 작은 과학적 성과물에 대한 명칭이 원래 발견자의 이름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
공동 연구자들 가운데 이미 명성이 높은 사람의 이름이 붙여진다는 것이다.
과학계에는 역자승법이라는 것이 있다. 많은 과학적 성과물이 명망을 획득한 특별한 과학자들에게 집중되는 불균등한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400명의 과학자가 있다면 과학자 수의 제곱근에 해당하는 20명, 즉 5%의 극소수 과학자들이 전체 과학적 성과물의 절반인 50%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또 과학계에는 누적 이익론이라는 것이 있다. 과학적 성과물은 일부 과학자에게 편중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편중의 정도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수확 체증 현상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격언들을 보면, 윌리엄 셰익스피어, 윈스턴 처칠, 아인슈타인 등 일부 사람들이 매우 많은 격언을 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일부 유명인들이 그 많은 명언을 남겼을까?
그렇지 않다.
그전부터 전해 오던 말이라도 유명한 사람들이 하게 되면 우리는 그 사람이 한 말로 기억한다는 것이다.
이름 없는 강사가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는데 유명 강사가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나 미디어에서 그 새로운 용어를 채택해 강의한다면 사람들은 그 개념을 유명 강사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알게 된다.
이러한 현상 또한 마태 효과다.
이처럼 마태 효과는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소득 격차는 물론 한 국가 내에서 부자와 빈자 간의 소득 격차를 통해 마태 효과를 엿볼 수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소득 격차는 교육, 정보, 언어, 디지털에 의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시장에서 선점 기업이나 대기업의 영향력은 아이디어 창출력, 자금 동원력, 브랜드 파워 면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마태 효과를 ‘승자 효과 (winner effect)’라 부른다.
어떤 사람이 성공을 이루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더욱 많이 분비돼 지배적 행동이 강화되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성공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전체 인구나 기업 중에 상위 20%의 사람과 기업이 시장 전체의 80%를 장악한다는 20대 80 법칙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법칙은 점차 깨져 10대 90, 5대 95 법칙으로 변모하고 있다.
각종 자원의 독점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소득재분배 정책이나 기회 균등화 정책이 매우 시급하며, 민중들의 결속력을 보여 줄 단체 행동도 필요하다.
2017년 현재 주택보급률은 100%가 넘는 데 무주택자 비율은 10년 전과 차이가 없는 43.2%이다.
인구 상위 1%는 1명당 평균 6.5채의 주택을 가지고 있다.
토지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서 상위 1%인 약 50만 명이 소유한 토지가 전체 사유지의 55.2%를, 상위 10%가 사유지의 97.6%를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줄어들지 않고 점점 심화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 12월 롯데마트에서 5,000원짜리 ‘통큰치킨’이 전격적으로 출시됐으나 더 높은 가격으로 치킨을 팔던 영세 사업자들의 격렬한 반대와
정부의 개입으로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통큰치킨이 고객을 롯데마트에 유인하는 미끼 상품이었음은 분명하나 유통 채널의 단순화로 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었던 점도 사실이다.
단순한 시장 논리와 마태 효과 측면에서 보면 대기업의 팽창과 중소기업의 위축은 부인할 수 없는 추세다.
하지만 지나치게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행동은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마태 효과를 제지할 수 있는 적정선이 필요하다.
인간 사회가 발전하면 이 불평등을 보다 평등한 사회로 만들어야 하는 데 오히려 인간은 불평등과 가지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좀 더 합리적으로 착취하는 방법을 만들고 있다.
인간이 만든 자본주의란 경제 체제는 그 자체 모순에 의하여 부익부 빈익빈을 가져오고 인간은 그 모순을 국가 정책으로 극복하고자 했다.
그러나 국가 또는 정부체제의 모순으로 문제는 해결보다는 과제로 남아있을 뿐이다.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파트와 땅을 소유하는 것은 은행이자보다 앞서고 증권투자보다 위험성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 엄연한 현실이 있는 한 땅을 소유하고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은 더 많은 땅과 부동산을 소유할 가능성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이 양극화의 원천인 부동산과 토지 소유의 불균형은 정부가 해결하여야 할 정책과제이나 경제 활성화란 미명으로 불균형 현상을 묵인하거나 때론 조장한 것이 우리의 정책 역사였다.
로마 역사가 플루타르코스는 "부자와 가난한 자의 불균형은 모든 공화국의 가장 오랜 치명적 우환"이라고 말했다.
현대 사회에서도 불평등이 가장 치명적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불평등은 단지 낮은 수입이나 빈곤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스웨덴 사회학자 예란 테르보른이 <불평등의 킬링필드>에서 지적한대로 불평등은 우리의 건강, 자존감,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자원, 인간으로서의 역량을 손상시킨다.
불평등은 개인 뿐 아니라 경제성장에 해악을 끼치며 파괴적 갈등을 유발하며 사회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불평등이야말로 사회의 가장 큰 질병 중 하나이다.
불평등과 싸우는 과제야말로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도덕적 의무이다.
로마 철학자이자 정치가이었던 키케로는 로마 집정관 루시우스 카시우스가 항상 "퀴 보노(Cui Bono)?"라고 현명하게 물었다고 칭찬했다.
이는 "누가 이득을 얻는가?"라는 의미다.
사회과학의 핵심적 질문 중 하나가 정부의 정책으로 '누가 이득을 얻는지' 그리고 '누가 이득을 잃는지' 따지는 일이라고 믿는다. 어떠한 이념을 바탕으로 한 정부도 개혁 정책의 방향은 이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한국은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 출신들이 권력의 핵심으로 진출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상황으로는 그들도 새로운 방향으로 한 패거리가 되어 있어서 마채효과의 해결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