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話/♧ 戀書
무중력이란 건...
선어(禪語)를 빌리자면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으니...
분명 같이한 시간은 있었는데
블랙홀을 지나 다른 세계에서 맞이한 시간인 듯...
아주 가끔 한 번씩 튕겨져 나오는 음이탈이
노래를 더욱더 맛갈나게 하듯
이탈한 시간은 그렇게 감미로웠다.
그런 무중력의 시간속에
내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었음이...
천만겁 세월이 흐른들
어느 생에 또 이런 행복이 있으리.
어느 생에 또 이런 시간이 있으리.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드는 햇살에 눈 찡그리며 산중문답을 읽던 풋내기 청춘 시절...
게오르규의 25시를 밤새워 토론하며 세상을 배우던 청년시절...
내 생에 알알이 알곡으로 박힌 그때 그 시간들처럼
더운 여름날 갈증을 풀어주는 청량음료같은 시간이
사랑보다 더 귀한 사람과 함께 있었음이...
꿈처럼 다가왔던 달콤한 시간들...
영원으로 달리는 우주열차에 승차를 해도
언제든 기억속엔 생생한 시간으로 인화될 소중한 추억들...
따스한 봄 햇살과 초록동산의 예쁜 꽃들
그리고 웃음짓는 아름다운 당신 모습...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당신이기에...
당신이 있었기에 그리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슴속에 또 하나 보석이 박힌 날입니다.
당신을 목숨처럼 호흡하는 또 하나의 시간이었습니다.
201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