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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로 오는 길을 몰라서... 네게로 가는 길을 몰라서... 다가서지 못함엔 이유가 있다.
다가가지 못하는 일정부분 거리때문에... 거리라 하면... 서로에게 놓여진 시공간적 간격을 말하지 싶은데...
꽃처럼... 바람처럼... 햇살처럼 우린 살아가지만...
살부딪듯 가깝게 살아도 타인보다 못한 야속함에 늘 외면으로 살아도 서로간에 일정한 거리를 짐처럼 갖고 산다.
너와 나의 거리는 얼마쯤일까? 일미터? 일킬로? 아님..지구 반바퀴? 평소엔 무척 가깝다고 생각했던 너였는데...
어쩜 우린 같은 극의 자석처럼 근접 허용의 경계를 갖고 살지도 모른다. 최대한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한계란 걸 갖고서...
그리고 그건 이타(利他)와 배타(排他)를 가려 거리를 가깝게 혹은 멀게 선을 그을 것이다.
사랑하는 내 가족은 ... 좋아하는 내 친구는... 내 이웃은과 내 지인들은...
과연 그들 나름나름 난 얼마만큼의 거리를 두고 살까? 그들에게 과연 나는 얼만큼의 거리를 허용받고 사는걸까? 내가 주는 거리만큼 그들도 내게 가까운 거리를 주며 살까?
살아가며 만족하는 최적의 거리는 어느정도일까? 난 느낀다. 그 최적의 거리를...
너는 살 부딪고 숨쉬는 소리까지... 너는 만나면 반가이 악수와 포옹을 나눌정도... 너는 스치며 가벼운 눈인사와 목례를 교환하고...
수많은 만남으로 우린 살지만 그 만남 모두가 의미를 갖는 건 아니다 잠깐의 바람...바람소리처럼 흩어지면 그 뿐인 ...
하늘이 외로움을 타고 있다. 만남을 갈망하고 거리를 지우려 든다.
회색으로 내려와 앉고 뚝뚝 눈물처럼 빗방울을 흘린다. 모두가 같이 젖어 풀어지고픈 마음에...
최적의 거리를 유지하자. 숨쉬기 좋고 움직이기 편안한 거리를 가져보자 꽉 끼지 않고 헐거워 흘러내리지 않는 편안한 거리를...
내가... 네가... 우리가 모두 환한 표정으로 웃는 거리를...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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