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話/♧ 交房

내 생의 어딘가에...

천지인야 2012. 10. 27. 00:48
 

 

 

진주알같은 물방울이 풀잎에 달린 아침

하얀 구름이 흐르는 하늘은 

평화로운 엄마의 미소 띤 얼굴이다.

 

블랙진에 분홍티

하얀 운동화를 신고

무작정 나선 길을 고추잠자리 몇 마리가 동행한다.

 

한 뼘 넘게 자란 모들의  초록지평을 지나

봉성산 밑 한강 옛 나루터 어귀에 다다른다.

흐르는 강물따라 가슴에도 한 줄기 강물이 여울져 흘러간다.

 

바다를 향해 가는 강물의 끝없는 여정

지상의 모든 내와 강이 바다를 향하지만

바다는 말없이 그 긴 여정을 모두 보듬어 안는다.

 

내 삶에  긁혀진 선혈의 상처들도

어디쯤에선가는 상흔으로 남겠지만

전(全) 생은 말없이 상흔조차 포근히 보듬어 줄 것이다.

 

울창한 숲 속은 고요가 가득하다.

휴일 한 낮의 정적이 깊은 오수에 빠져 있다.

걸터앉은 바위에서 습한 기운이 엉덩이를 적신다.

 

한. 발. 한. 발...

옮기는 발 자욱마다 

아뽈리네르의 숨소리가 들린다.

 

가버린 건 돌아오지 않는다는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의 흐름처럼...

세월은 가도 나는 남을 것이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건

자유로운 세상을 위한 투쟁뿐이라던

어느 레지스탕스의 피맺힌 절규처럼...

 

자유로운 세상을 찾는 절박한 필요가

잃어버린 지평선의 샹그리라를 안내 할 것이다.

내 생의 어딘가에 숨쉬고 있을 벅찬 환희를 맞고싶다.

 

살며 사랑하며 느끼는 모든 것들이

유리알처럼 밝게 부서져

햇살받는 눈부심으로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빛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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