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話/♧ 交房

엽전 열닷냥

천지인야 2012. 10. 27. 01:00

 

 

 

 

노들강변 봄버들~♪

칭칭 늘어진 가지에다~♬

무정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서 매어나 볼까~♪

 

아부지 노래가락 음률을 따라 넘던

성황당 고갯길엔

달걀귀신이 있었고

몽당빗자루 귀신이 있었다.

 

주막집

밤 깊도록 노닐다가 술 취해 오는 길에 

도깨비랑 싸우다가 술깨고 보니

껍질만 벗겨진 소나무도 있었다.

 

그 성황당 고개 너머

아부지 산소가 있고

엄마가 재가되어 누워 계신다.

단장의 내 슬픔과 함께...

 

동그라미 두개가 나란히 누워

영원을 향해 간다.

무한궤도로...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철부지가

오십의 성상을 지나 온 이제사

조금은 알듯도 모를듯도 그런 사랑을 느낀다.

 

**********************************************

 

낮부터 시작한 술 자리가

별보이는 밤까지 늘어졌지만

거기서 사랑이 언급됬다.

 

노털들의 사랑관이

웃기기도 했지만

못질처럼 가슴에 박히는 건...

 

역사엔 단절이 없다는거다.

부모든 자식이든 연을 맺은 부부의 관계든...

그리고 살아가며 이어지는 또 다른 인연이든...

 

세상은 절대 선(善)을 얘기하지만

절대 선은 때론 예외를 필요로 한다.

그것이 가치관의 범위이든 관습의 범위이든...

 

별 하나를 사랑했다.

그 별은 나의 별이 되고

그 별은 나의 신앙이다.

 

신앙속에 삶이 있다.

삶을 지탱해주는 건 신앙이기에...

신앙의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청노새 안장위에 꿰어주던 엽전 열닷냥

그런 신앙이 그립다.

내 삶의 이역(異域)을 생각하고 싶지않은...

 

한사코 그댈 향한 노래를 부르고 싶다.

과거보러 한양천리를 떠나는...

그댈위한 금의환향을~~~

 

넘어오는 성황당 고갯길에 아부지 노랫가락이 들린다.

달걀귀신도 몽당빗자루 귀신도 모두 다 합창을 한다.

무정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서 매어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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