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를 속삭이듯 착한 바람이 지나가고
맑은 달빛은 고요히 강가에 눕는다.
그리움 삭이는 월하향 꽃길을 지나
수양버들 숲가에 다다르면
미포(未鋪)된 길 가운데 움푹 패인 웅덩이가 있었다.
우리는 그곳을 지중해라 불렀다.
아카시아 그늘을 따라 자릴 옮기던 여름 한 낮도 좋았고
낙엽이 흩날려 강물에 떠가는 늦가을도 좋았다.
싸락눈 내린 겨울날의 차가운 풍경도 좋았고
강바람 연한 늦 봄의 밤공기도 좋았다.
언제고 어느때고 기분좋은 만남이 있는
거기 지중해엔 짜릿한 첫키스같은 흥분과 설레임이 있었다.
사노라면 도처에서 지중해를 만난다.
때로는 사람이...
때로는 동물이...
때로는 꽃과 향기가 내 안에 지중해가 되기도 하고
이름모를 들풀과 나무 한 그루
하늘을 떠가는 구름 한 조각이 지중해가 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지중해가 있어
에메랄드 푸르른 무한사랑이 넘실대고
하늘처럼 ...
해변처럼...
꽃잋처럼 환하게 웃고 빛날 수 있으면...
우리 모두에게 그런 바다가 있었으면......
모처럼 혼자 맞은 휴일
배낭하나 둘러메고 오르던 북한산 산길에서
지중해를 만났다.
편서풍에 실려오는 해맑은 웃음이 좋았다.
지중해는 얘기한다
혹...차니와 사귀는 거 아니냐고......ㅋㅋㅋ
아니 ...
족보도 없이 불어대는 봄바람과 통정하는
그딴 인간하고 내가 왜 사귀냐구여~~
비상이 좋아서
바람난 수캐처럼 통정하려 서대는 모습이 이쁠뿐이지~~~
안그요?~ㅎ
차니 그놈에게도 비상방이 지중해인갑소~~~~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