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話/♧ 情談
천공(天空)...
하늘은 새벽 안개가 되어 있다.
그 속에서 피아의 경계가 허물리고
모두가 같은 틀 안에 갇혀
제 각각 다른 모습으로 모자이클 만들어 가고 있다.
갈라진 치열사이로 새어나오는
관악기의 허튼 잡음처럼
가끔은 설익은 몸짓으로 헤적거리는
부실한 움직임이
이내 상처가되어 선혈을 보이기도 한다.
가없는 그리움을
강물처럼 흘려보내며
솔베이지의 노래를 부른다.
문밖에 서성이는 바람은
끝내 돌아설 줄 모르는데...
한동안의 부재가
긴 기다림으로 여위고
마른 살갗 언저리는
보습조차 어려운 투박함으로 굳어져
가슴은 천공(穿孔)을 하고 있다.
천공(天空)의 천공(穿孔) 한가운데
내가 서 있다.
살아내야 하는 모든 것들
동토의 바닥에서 움트고 나올
새봄의 환희를 꿈꾸면서.......
20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