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으로 침잠하는 시간은
사랑이란 추억을 동반한다
몇겁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혼불로 타오를 절정의 순간들
감자꽃 하얀 밭둑위에 오디열매가 검붉다
눈처럼 하얀 찔레꽃 무덤가에 나비가 날고
아기 손톱만큼 자란 감꽃은
먼 유년의 엄마 젖망울을 그린다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꽃잎은
사랑의 존재를 믿는다
한사코 거부하지 못하는 숙명으로
뜨겁게 달구어질 사랑
담장에 피어나는 검붉은 장미보다
세상을 물들이는 진초록의 색채보다
더 붉고, 더 푸른 사랑의 정향(情香)
사랑은 더 진한 만색(滿色)으로 온다
20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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