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話/♧ 戀書

사랑

천지인야 2013. 3. 10. 02:55

 

 

심연으로 침잠하는 시간은

사랑이란 추억을 동반한다

몇겁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혼불로 타오를 절정의 순간들

 

감자꽃 하얀 밭둑위에 오디열매가 검붉다

눈처럼 하얀 찔레꽃 무덤가에 나비가 날고

아기 손톱만큼 자란 감꽃은

먼 유년의 엄마 젖망울을 그린다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꽃잎은

사랑의 존재를 믿는다

한사코 거부하지 못하는 숙명으로

뜨겁게 달구어질 사랑

 

담장에 피어나는 검붉은 장미보다

세상을 물들이는 진초록의 색채보다

더 붉고, 더 푸른 사랑의 정향(情香)

사랑은 더 진한 만색(滿色)으로 온다

 

 

 

 

 

 

                                                          

 

 

 

20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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