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中伏)이 지난 하늘엔 불덩어리 하나가 끓고 있다.
염천(炎天)을 피해 떠나는 피서객들이야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하며
힙합과 랩으로 하여가에 폭죽을 달아 터뜨리겠지만
꼬박 일터를 지키는 주변머리 부족한 이 인간은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일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로
엉덩이를 의자에 밀착시켜 단심가에 블루스 리듬만 타고 있다.
일을 하다 보면 핵심은 제쳐두고 지엽적인 문제로 힘빼는 경우를 종종 본다.
"대가리 삶으면 귀까지 익는다."라는 의미를 애써 외면하는 것 같아서 답답하기가 그지없다.
매도나 매수 혹은 임대나 임차의 경우 어느쪽이든 절대갑(甲)의 위치는 없다.
매도시장인지 아니면 매수시장인지 시장상황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흔한 말로 "칼자루 잡은 쪽이냐 아님 칼날을 쥔 쪽이냐"가 되는 것이다.
거래란 호혜평등의 원칙에서 상생의 지위를 공유함이 지혜로울 것인데
자기만이 절대갑인양 말과 행동에 철근을 박아 힘을 주는 인간들이 있다.
목불인견(目不忍見)에 가슴속 용광로엔 쇳물이 녹아 철벅거리지만
거룩한 중개업무를 하는 입장에서 어찌 신성한 중용의 도를 잊겠는가?
워낭소리 울려가며 마음 다독일 밖에...
"열녀전 끼고 서방질 하러 간다"더니 말과 행동에 엇박자가 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를 방불케 한다.
세상은 참 다양한 종족들이 모여 산다는 걸 굳이 내셔날 지오그래픽이 아니라도 볼 수 있었으니...
제 것 갖고 제 맘대로는 제 혼자일 때 얘기고, 제 것 갖고 남과 교류할 땐 남을 인정해야 하는 거다.
타인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사회라는 틀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만한 자존으로 덕 본 사람은 동서고금을 통해 본 적 없으니...
김삿갓 선생의 시 한 수로 마음을 풀어 본다.
秋美哀歌靜晨竝 (추미애가 정신병) 가을날 곱고 애잔한 노래가 황혼에 고요히 퍼지니
雅霧來到迷親然 (아무래도 미친연) 우아한 안개가 홀연히 드리운다.
凱發小發皆雙然 (개발소발 개쌍연) 기세 좋은 것이나, 소박한 것이나 모두가 자연이라
愛悲哀美竹一然 (애비애미 죽일연) 사랑은 슬프며, 애잔함은 아름다우니 하나로 연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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